충남도·일본 나라현, ‘백제와 아스카의 인연’ 재조명

최홍삼 기자

okayama7884@naver.com | 2025-10-25 20:33:20

한일 우호협력 15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1500년 전 교류, 미래 공동 번영으로 잇는다”

[로컬세계 = 최홍삼 기자] 충남도와 일본 나라현이 1500년 전 백제와 아스카의 역사적 인연을 되돌아보며, 미래 한일 양국의 공동 번영과 평화를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충남도와 나라현이 공동 주최하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주관한 ‘한일문화 세미나’가 25일 일본 가라하라시 만요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양 지역 우호협력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야마시타 마코토 나라현지사를 비롯해 양 지역 주민, 학계·문화계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백제와 아스카의 인연’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정재윤 공주대 교수의 기조강연과 대담 순으로 진행됐다.

정 교수는 백제 개로왕의 동생이자 무령왕·동성왕의 부친인 곤지왕과 일본 사이메이 왕을 중심으로, 백제계 이주민이 일본 고대국가 형성과 아스카 문화 발전에 기여한 역사적 의미를 다양한 문화유적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백제의 토목기술과 불교, 예술이 일본 도시계획과 사상체계에 깊숙이 스며들었다”며 “양국의 문화적 공존은 상호 번영의 모범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대담에는 야마시타 마코토 지사가 좌장을 맡고, 김태흠 지사, 정재윤 교수, 일본 작가 하세 세이슈, 센다 미노루 나라현국립도서정보관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하세 세이슈 작가의 역사소설 ‘후지와라 3부작’을 중심으로, 백제계 도래인과 후지와라 가문의 협력, 일본 율령제와 도시 제도의 정비 과정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했다.

김태흠 지사는 “백제와 일본이 고대에 문물을 교류하고, 백제인이 일본의 고대국가 완성에 기여했다는 점은 양국 모두가 인정하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백제의 후예로서 가장 가까운 나라와 미래를 위해 협력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그간의 갈등을 넘어 지방외교가 양국 관계의 안전판이자 신뢰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며 “고대 역사와 문화를 매개로 한 소통과 교류는 양국 국민 간 우의를 높이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백제에서 전해진 불교와 예술, 건축 기술, 예악 제도 등은 아스카 시대 일본의 문화 정체성 형성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며 “그 유산이 지금도 도시 경관과 생활문화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으며, 이번 공동 행사는 그 흐름을 잇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K팝을 통해 젊은 세대가 하나 됐다면, 오늘은 그 감동을 학문과 정책의 언어로 확장하는 자리”라며 “내년에는 공주·부여 등 백제 역사의 현장에서 후속 세미나와 공연을 열어 나라현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양 지역의 1500년 인연이 젊은 세대의 우정과 밝은 미래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충남도는 나라현과 함께 공동 번영과 평화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야마시타 마코토 지사도 “1500년이 지나도 일본과 한국은 여전히 가까운 이웃”이라며 “앞으로도 충남도와 나라현이 다양한 분야에서 우호 교류를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양 지역은 미술관 교류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충남미술관과 나라현립미술관은 향후 전시·연구·학술 교류를 추진하며, 공동 기획전과 순회전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로컬세계 / 최홍삼 기자 okayama78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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