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흥부제, 축제공간을 도시 전체로 넓힌다…광한루원부터 요천까지 ‘걷는 축제’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6-09-23 18:27:22

광한루원·원도심·요천변 5개 특화공간 연결…관람객 동선 따라 콘텐츠 확장
전통공연·먹거리·농특산물·가족체험·야간경관 한데 묶어 체류형 축제로
경외상가·월궁광장 프로그램 강화해 축제와 지역상권 동시 활성화
10월 9~11일 3일간 개최…광한루 국보 승격 기념행사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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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전북 남원의 대표 가을축제가 특정 행사장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의 주요 공간을 잇는 방식으로 무대를 넓힌다. 올해 흥부제는 광한루원에서 원도심을 지나 요천변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배치해, 관람객이 걸음을 옮길수록 새로운 콘텐츠를 만나는 ‘도시형 축제’로 변화를 꾀한다.

남원시는 오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열리는 제34회 흥부제를 광한루원과 경외상가, 월궁광장, 요천둔치 일원으로 확대해 운영한다.

핵심은 공간을 따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축제권역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광한루원에서 전통문화와 공연을 경험한 뒤 원도심에서 먹거리와 공연을 즐기고, 월궁광장과 요천변에서 체험과 야간경관까지 이어가는 방식이다.

광한루원에서 시작해 원도심으로…‘보는 축제’에서 ‘움직이는 축제’로

축제의 출발점인 광한루원에는 ‘광한루원존’이 마련된다. 흥부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참여형 공연을 비롯해 신관사또 부임행차, 전통혼례 체험 등 남원의 전통문화와 관광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10일 오후 6시 30분에는 광한루원 특설무대에서 광한루 국보 승격 기념식이 열린다. 광한루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축하공연 등을 통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시민과 방문객에게 알릴 예정이다.

이번 흥부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광한루원을 둘러본 뒤 축제의 재미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광한루원 경외상가에는 ‘놀부주막존’이 들어선다.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참여해 주막 형태의 먹거리를 선보이고, 월광포차에서는 버스킹과 소규모 공연 등이 펼쳐진다.

축제 방문객이 공연만 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변 상권으로 이동해 식사와 소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동선을 짠 것이다. 축제와 원도심 상권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실제 방문객의 체류시간과 소비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제34회 흥부제, 광한루원부터 요천까지 걷는 곳마다 축제_흥부제 배치도.

월궁광장에는 ‘상생’과 ‘대박’…낮과 밤의 표정도 달라진다

월궁광장은 흥부제의 먹거리와 농특산물, 야간 콘텐츠가 집약되는 공간이다.

‘제비상생존’에는 먹거리 부스 10곳과 농특산물 판매 부스 30곳이 운영된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소개하고 흥부제를 대표하는 먹거리를 선보이는 한편, 선행인증 이벤트와 박씨복권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무대에서는 단막창극 ‘흥부전’과 국악 버스킹, 시민 노래자랑 등이 이어져 전통과 시민 참여를 함께 담는다.

밤이 되면 축제의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황금대박존’에는 흥부대박정원과 대박포토존, 소원박길 등이 조성된다. 제비등과 박등을 활용한 조명으로 공간을 꾸미고, 방문객이 소원을 적어 남길 수 있도록 해 낮의 행사와는 다른 야간 체험을 제공한다.

결국 올해 흥부제는 오전과 오후, 저녁의 프로그램을 별개로 배치하기보다 시간대에 따라 축제의 표정을 바꾸는 방식에 가깝다.

요천둔치는 가족 체험장…72개 부스에서 직접 즐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공간은 요천둔치에 집중된다.

‘흥부체험존’에서는 전통과학, 예술, 놀이 등을 주제로 21개 분야 72개 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어린이 직업체험을 비롯해 남원 과학축전과 수학체험, 만인 무과 별시, 미꾸리 체험, 흥부 콜라주 과자 체험 등 연령대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이 공간의 특징은 관람객이 수동적으로 공연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는 축제장을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체험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광한루원에서 전통문화를 접하고 요천둔치에서 가족 체험을 한 뒤 다시 원도심으로 이동해 먹거리와 공연을 즐기는 식의 축제 동선이 가능해진 셈이다.

흥부제의 과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으느냐’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로

축제의 공간을 넓히는 것만으로 지역경제 효과가 자동으로 커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방문객이 행사장 사이를 실제로 이동하고, 원도심 상권을 이용하며, 남원에서 머무는 시간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있다.

그런 점에서 올해 흥부제는 광한루원이라는 대표 관광자원과 원도심 상권, 요천변이라는 열린 공간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낮에는 광한루원과 요천둔치에서 전통문화와 가족 체험을 즐기고, 해가 지면 경외상가와 월궁광장에서 먹거리와 공연을 만나는 방식이다. 여기에 승사교 남단의 야간경관까지 연결하면 단순히 ‘행사를 찾아가는 축제’가 아니라 남원의 공간을 따라 이동하는 관광 경험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흥부제는 한 장소에 머무는 방식에서 벗어나 광한루원과 원도심, 요천변을 연결해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가족과 함께 남원의 전통과 맛, 흥을 즐기는 가을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의 경쟁력은 프로그램 숫자보다 도시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올해 흥부제가 광한루원에서 원도심, 요천변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통해 방문객의 체류와 지역 상권 이용을 함께 끌어낼 수 있을지가 축제의 또 다른 성과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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