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란 텃밭에 한국문화 꽃씨 심다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localsegye.co.kr | 2015-02-16 16:07:38

인터뷰_모여라회 임길승 회장
한국어교육은 물론 한일양국 교환 공연 꾀해

▲ NPO법인 ‘모여라회’ 임길승 회장이 한일양국의 문화 교환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컬세계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NPO법인 ‘모여라회’ 임길승 회장은 일본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흥미롭게 강의하는 매력에 자치회관, 시민회관, 공민관, 아키쿠사여자대학 등 각계각층 일본인들의 수강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임 회장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어연극단을 만들어 일본과 한국에서 공연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5일엔 사이타마현 사야마시에서 시지정 6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 행사로 한국문화축제를 준비, 나카가와 시장 등 기관장을 비롯해 시민 100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한국민속문화축제 행사를 주관했다.


한국어교육, 한국어연극, 한국문화축제를 진행해오다가 이제는 한일양국의 문화 교환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 땅에서 한국문화의 꽃씨를 심고 있는 임 회장을 로컬세계가 만났다.


-일본은 어떻게 오게 됐는가 

대학교 시절 일어일문학을 전공하면서 꼭 일본에 가보고 싶었던 것이 꿈이었다. 그 꿈을 간직한 채 졸업하고 3년간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고향 군산을 뒤로한 채 유학길에 올랐다. 26세가 된 1990년 일본 땅에 발을 디디게 됐다.


-일본에 첫 발을 디딘 후 한 일은


도쿄에 있는 가와이쥬쿠에서 일본어 능력시험 1급을 취득하고 상지대학 대학원에 들어가서 깊이 있는 일어일문학을 공부하게 됐다. 일본에서 뭐라도 하려면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알아야 했고 일본에서의 경험을 살려 한국에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모여라회’를 소개한다면


15년 전 사야마시에서 주최하는 시니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일본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그 졸업생 12명과 함께 NPO법인 한마음회를 만들어서 3년간 한일문화교류활동을 했다.


더 폭넓은 문화교류활동을 위해서 한마음회를 탈퇴하고 다시 NPO법인 모여라회를 만들게 됐다. 현재 일본인 90명의 회원과 하나가 돼 한일문화활동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어 연극단은 어떻게 만들게 됐나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선발, 일본의 민속적인 이야기를 한국어로 창작해 한국에서 연극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한국의 민속적인 이야기를 일본에서 연극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연극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문화에 동참하게 돼 한일 간에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4년 9월 26일 사야마시 시민회관에서 첫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일본관객들은 한국문화에 빠져 감동의 눈물로 손수건 하나로는 부족했었다.


일본에서 공연하고 일주일 후 2004년 10월 4일 모교인 우석대학에서 교환공연을 했다. 일본인들은 한국어로 했고 우석대 일어일문학과 후배들은 일본어로 했다. 아주 실감나는 한일문화교류공연이 됐다. 2005년 9월엔 일본에서 10월에는 한국에서 교환공연을 했다.


일본배우들의 연령은 10세에서 73세까지 40명으로 구성됐다. 한 가족 3대가 배우로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문화를 가르치다 보니 모든 것을 다 하지 않으면 안 됐다. 한국어, 한국노래, 한국무용까지 모두 혼자 했다. 이제 숙달이 됐다.


-‘일본인의 탄생에서 결혼까지’ 공연도 했다고 들었는데


일본인들의 탄생에서 결혼까지의 행사들을 그린 패션쇼 형식으로 공연했다. 우석대에서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패션쇼를 통해 일본전통의상과 생활도구들이 모두 동원했다. 연극 한편으로 일본문화를 다양하게 엿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한국문화 축제 진행은 어떻게 하나


한국전통의상입기체험, 한국어노래자랑, 한국음식만들기대회 및 시식회, 판소리, 한국전통무용관람 등 축제의 열기가 뜨거워 마치 한국의 날이 된 기분이 든다.


축제비용은 모두가 봉사활동으로 참여해 많이 절약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무대설치비 식재료비 음향시설비 등 90만엔(9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었는데 이곳 시민들과 기업들이 모두 후원해줬다.


무사시노피부과의원, 미트정공업사, 노구찌자동차공업사, PUB 신, 마츠모토페인트, JA이루아노, 코지마광고업사, 요시오카제유회사 등 사야마시와 이루마시에 있는 회사들이 각각 10만엔(100만원)을 후원했다. 로컬세계 지면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지난 23일 사야마시 주민자치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특별손님으로 초대받았는데


이날 한국노래 사랑의 미로와 아리랑을 불렀다. 과거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현재와 미래지향적인 한국과 일본이 돼 서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제 지평선축제엔 꼭 참여하는 이유가 있나


한국어를 배우는 제자들을 데리고 김제에 가서 일본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지평선축제에도 일본인 40명을 데리고 다녀왔다. 일본문화를 소개하면서 한일간 징검다리가 되고 싶었다.


참가비용은 1인당 10만엔(100만원)정도 든다. 비용도 많이 들고 가지고 가야 할 짐도 많아서 어려운 점도 있다. 몸 만 가는 것이 아니라 일본문화를 소개할 큰 물건부터 작은 소품들까지 모두 준비해야 한다.


일본의상 약 100벌, 부채 100개, 메밀면 100인분, 요요 300개, 손구슬 300개, 대나무 잠자리 100개, 일본학용품 100개, 일본산 각종 술, 기타 먹을 것 등등.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아마도 한국과 일본을 잇는 민간인으로써 친교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 일본에서 한국인으로써 한국을 알리면서 산다는 것에 보람을 많이 느낀다. 다시 태어나도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고 또 일본을 사랑하고 싶다.


앞으로도 소명으로 알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민간교류를 통해 전하면서 살고 싶다. 그리고 일본인들의 정과 마음을 대신 한국에 전하고 싶다. 한일간 서로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서 먼 나라가 아닌 가까운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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