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방치된 폐콘도에서 문화 거점으로…남원 ‘피오리움’ 1년의 변화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6-04-27 15:47:24

35년 방치 유휴공간, 복합문화시설로 재탄생
1년간 방문객 13만 명…실제 수요 공간으로 자리잡아
철거 대신 재생 선택, 폐자원 활용한 도시 전환 사례
관광 동선 복원·야간 콘텐츠 확장,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
인구감소 시대, 지방도시 재생 모델로 의미
남원시가 디지털 예술과 지역 문화가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관 ‘피오리움’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체류형 관광 콘텐츠 확장에 나섰다.사진은 주출입구.남원시 제공(로컬세계DB)

남원시가 디지털 예술과 지역 문화가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관 ‘피오리움’을 개관하고, 본격적인 체류형 관광 콘텐츠 확장에 나섰다.사진은 주출입구.남원시 제공(로컬세계DB)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버려진 공간을 없애는 대신 다시 쓰는 선택이 도시의 흐름을 바꿨다. 남원 ‘피오리움’은 유휴공간이 지역 자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남원 관광지 중심부에 수십 년간 방치돼 있던 폐콘도가 1년 만에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복합문화시설 ‘피오리움’은 개관 이후 약 13만 명이 찾으며, 유휴공간을 활용한 도시 재생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곳은 오랫동안 도시의 부담으로 남아 있었다. 노후 시설은 경관을 해치고 안전 우려를 낳았으며, 관광 동선이 끊기면서 주변 상권과 방문 흐름에도 영향을 줬다.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과제로 지적돼 왔다.

남원시는 이를 단순 정비가 아닌 재생의 대상으로 접근했다. 개발이 중단된 부지를 협의를 통해 확보하고 공공 자산으로 전환한 뒤, 국도비 92억 원을 투입해 새로운 방향을 설계했다. 핵심은 철거가 아니라 활용이었다.

피오리움은 기존 콘도 구조를 유지한 채 리모델링 방식으로 조성됐다. 연면적 3,700여㎡ 규모 공간은 골격을 살리면서 기능을 바꾸는 방식으로 재탄생했다. 폐자원을 없애는 대신 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체험 공간으로 전환한 것이다.

피오리움 개관1년 방치된 공간을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전환. 

성과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누적 방문객 13만 명, 유료 입장객 약 8만 명, 회원 7,800여 명이 집계됐다. 특히 재방문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회성 관광지가 아닌 지속 이용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장 변화도 뚜렷하다. 방치됐던 공간이 문화시설로 바뀌면서 도시 분위기가 달라졌고, 시민은 생활권 안에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됐다. 관광객에게는 전통 중심 관광에 새로운 체험 요소가 더해졌다.

피오리움은 단일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 야간 콘텐츠와 체험형 프로그램이 결합되면서 체류 시간이 늘고, 끊겼던 관광 동선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변 상권과 관광 흐름에도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기존에 철거 중심으로 진행되던 유휴시설 정비 방식과 달리, 구조를 살린 재생을 통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지방도시와 비교해도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이 사례는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서 참고할 만한 방향을 제시한다. 방치된 자산을 단순히 없애는 대신 새로운 기능을 입혀 도시의 흐름을 다시 만드는 방식이다.

남원시는 피오리움을 유휴공간 활용 모델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시민이 일상에서 찾는 공간이자 관광 거점으로 기능을 넓히며, 지역 자산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피오리움은 새로 만든 공간이 아니라, 버려진 공간의 쓰임을 바꾼 사례다. 도시의 변화는 결국 ‘없애는 선택’이 아니라 ‘살리는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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