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청문(聽聞) 애가(哀歌)-백성(百姓)의 목소리(Ⅶ)

마나미 기자

| 2026-09-24 14:47:38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

청문이라는 단어의 본래 의미는 ‘행정기관이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 미리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라고 한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인사청문회로 우리 대한민국의 인사청문회는 열릴 때마다 조용히 넘어간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개각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마치 정치인들은 정당한 행위 이외에 부당한 짓을 해도 되는 특권을 가진 것처럼, 현실적으로 이슬만 먹고사는 분을 후보자로 고르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고백하듯 발언한 김의겸이라는 국회의원 말이 결코 틀리지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왜 그렇게 탈도 많은지,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이 나라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슬퍼진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한동훈 의원을 지지하거나 편들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볼 때, 잘못된 것을 밝히는 사람을 처벌한다면서 자신들 거의 모두가 이슬만 먹지 않는다고 자백한 김의겸을 처벌한다는 말은 여야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뭔가 찝찝하기는 하다.

희한하게도 청문회에서 얽히는 비리는 백성들에게 너무 민감한 문제들이다. 집, 자녀 교육, 자녀의 취업, 재산 증식 등 서민들에게는 로망이라고 해야 할 문제들을 그들은 아주 손쉽게 서로 도와가며 협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걸 보면 그들이 백성들보다 잘나기는커녕 오히려 못하기에 자기들만의 카르텔을 가동하여 손가락질 받아가면서도 웃으며 살아 나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비거주 주택에 보유세를 중과하겠다면서 자신들은 비거주 주택을 꿰차고 앉았으니 그 정책이 올바로 갈지도 의문이지만, 어디서 정보를 알았는지 입주권 얻기 위해서 가문이 단체로 전입하는 등 부동산 문제는 기본이다. 더더욱 자녀들이 관여된 비리를 보면 그들의 자녀들은 왜 그렇게 못나서 정도를 벗어나면서까지 부모나 친척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하기야 그런 조직을 가질 수 있는 능력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기는 하다. 그래서 그들은 백성들에게 너희들도 하려면 해 보라는 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보유세 내도 좋으니 내 집이나 있어 봤으면 좋겠다는 백성과 좁은 집에 거주하면서 내 집은 월세 받아 먹고사는 늙은 노부부는 비거주 주택 보유세 징수한다는 말에 세금을 겁낼 수밖에 없다. 백성들은 입주권을 받아 낼 수 있는 정보를 미리 제공해 줄 정보 제공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알더라도 위장 전입할 힘도 돈도 없고, 자식을 좋은 학군으로 위장 전입시키고 싶어도 전입시킬 곳조차 없는 것이 대다수 백성의 현실이다. 더더욱 자녀 취업을 위해 나서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다. 백성들은 그렇게 사는데 자신들은 백성들과 전혀 다른 세상을 사는 것처럼, 백성들이야 어찌 되든 나만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비거주 주택 보유세 낼 돈 걱정도 안 하면서 잘 먹고 잘살게 해주는 그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바로 백성들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하기야 그런 자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 행동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나 했던 이번 청문회 역시 역시나로 끝나는 것을 보면 차라리 청문회를 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 같다. 그렇게 떳떳하다면서 증인은 한 명도 부르지 않아 고성만 오갔을 뿐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들은 그대로 남은 채, 그 의혹에 대해서 백성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책임 여하를 떠나서 임명된다면 청문회를 통해서 자신들은 백성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만 밝힘으로써 백성들과 자신들을 구분하여 더 거리를 두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용혜인과 김승원의 사퇴로 얼룩투성이 무늬를 그나마 조금이라도 닦아 보려고 노력한 이번 청문(聽聞) 흑사(黑事)가 일단 막을 내렸기에 굳이 사퇴한 사람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겠지만, 사퇴한 사람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기에 사족처럼 한 마디 붙여본다. 용혜인은 오점투성이인 장관 후보자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바람막이로 내세웠다는 말도 무성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정말 검증을 못 해서 지명했던 것이라 해도, 어느 경우든 그건 인사 참사다. 바람막이로 세운 거라면 백성들을 기만한 행위고, 검증하지 못한 거면 그건 그 인물을 발탁하고 검증한 인사라인과 책임자까지 전체가 무능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걸인 생활하는 분들에게는 엄청나게 죄송하기에 사전에 미안하다는 양해를 구하면서 우스갯소리 하나 하자면, 거지 부자(父子)가 길을 가는데 어느 집에 화재가 발생해서 활활 타고 주인집 식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아들이 “아빠, 우리는 집이 없으니까 불날 걱정 없겠다”라고 하자 아빠 거지가 “그게 다 애비 덕이야”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백성들은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누구 탓하지 않고 서로 위로하고 다독이며 살아간다. 백성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었을 것이다. 하기야 이 말을 들을 귀가 있다면 그리 살지는 않았을 터이니 이건 아예 들을 귀조차 없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죽어도 가장 늦게 닫히는 곳이 귀라던데….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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