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민, 오산대학 돌려 달라

최원만

cwn6868@localsegye.co.kr | 2015-02-05 11:51:44

시민이 설립 대학 사학으로 넘어가 부패 만연
경쟁력 없는 사립대학…시립대학 전환 절실

[로컬세계 최원만 기자] 경기 남부의 소도시 오산은 과거 오산의 자주적 발전을 위해 지역 유지들과 시민들이 뜻을 합쳐 오산 중‧고등학교를 만들고 이후 시민들의 염원에 따라 오산대학까지 설립했다.

대학 설립 당시 시민들이 뜻을 합쳐 대학을 만들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대학 발전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그러나 지역유지들과 시민들만의 힘만으로는 대학발전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지역기업인 태화고무가 오산대에 건물 2채를 지어주며 관여하게 됐다. 이후 태화고무 관계자들이 이사장을 맡으며 일반 사학으로 편입됐다.

오산대학은 시민들의 자주적 참여와 미래의 오산을 위해 준비한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게 사학특유의 부패와 이사장 전횡의 단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 교육부 감사 결과 오산대학의 현 재단은 19억원의 교비를 횡령한 사실이 들어났다. 이사장 전용차를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하고 재단 직원의 급여조차 학교교비로 지불하는 등 일이 발생했으며 사학비리 대학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교수임용에 따른 뇌물도 오갔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사장은 물론 이사들의 친인척까지도 오산대에 절차 없이 쉽게 취직을 하고 대학 비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던 교수들은 당연히 불이익을 받았다.

비리종합세트를 보여주던 오산대는 2006년 관선이사가 파견되면서 잠시 잠잠해졌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구)재단의 인척이 다시 이사장으로 복귀하면서 또 다시 대학이 시끄러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최근 오산대의 뷰티계열 교수들에 대한 징계가 있다.

뷰티계열 A교수는 리베이트와 교재채택료로 모은 돈을 1년 동안 보관하고 있다가 동료교수들이 문제 제기를 하자 뒤늦게 장학금으로 학교에 제출했다. 

또 다른 교수들도 교재채택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2년 해당학과에 근무 했던 조교의 기록들이 알려지면서 원단위까지 교재채택료를 수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교수들의 교재채택료 수임이 전국적인 사회문제로 발생해 대학가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산대에서는 꾸준히 이어져 왔던 것이다.

그러나 A교수 등 4명의 교수들은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을 뿐 학교에 계속해서 다닐 수 있게 됐다. 반면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한 교수 2명은 해임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대학 측은 학생선동과 동료교수 비방을 해임 이유라고 밝혔다. 학생선동과 동료교수 비방이 학생을 이용한 돈벌이에 나선 행위보다 무겁다고 판단했다. 경중이 바뀐 셈이며 무리한 판단이라는 것이 대학 안팎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재단 이사장이 깊게 관여 했다는 증언들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현 이사장은 지난 2014년 교비를 가지고 서울의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해 교비 14억을 물어내야 할 위기에 놓였다. 14억 상당의 교비를 충당해야 하는 이사장과 엉뚱한 이유로 해임을 당한 교수들의 문제제기 그리고 비리 당사자만 빠져 나간 이번 징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이제 오산대를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문제가 많은 사립대를 시립대학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다.

시민 A씨는 “이제 오산대학을 지역사회에 돌려놓아야만 정상적인 학교가 될 수 있으며, 지금 재단이 전입금조차 내지 않고 학교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시립으로 돌려 대학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오산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 당연히 오산시의 투자가 가능해지고, 학부도 2~4년제로 가능하기 때문에 오산대의 발전에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의 등록금도 지금보다 많이 저렴해지고 근본적인 사학비리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을 시립으로 운영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증가하면서 애초 대학 설립 취지에 따라 오산대도 시민이 운영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속출하고 있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