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국평사, "조선인희생자 위령공양제" 열려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17-08-27 11:50:19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지난 26일 도쿄의 유일한 재일동포 사찰 국평사에서 지역주민과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인 희생자들 위령공양제가 열렸다.

▲공양제 중에 참석자들이 앞에 나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이승민 특파원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이날 공양제에는 한국에서 한민족운동단체연합 공동대표 이판암, 일제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 사무총장 윤승길,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사무국장 이정희 씨 등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영령을 함께 공양했다.


윤벽암 주지는 식사를 통해 “일본은 일제시대에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조선반도에서 청년들 4만여 명을 2년간 징용하겠다고 속여 강제연행, 군수공장 광산 등 노동현장에 끌고 가 가혹한 강제노동을 시켰다”며 당시 일본 희생자들의 아픈 사연을 설명했다.


일본을 대표해서 도야마 다미에 씨는 사죄사에서 “당시의 일본 군사정권이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만행이나 한국인 강제징용은 천인공노할 범죄행위이다. 후손 된 우리 일본인은 한국인들 앞에 머리를 들 수 없는 죄인이 되었다”며 조선인 희생자 영령들 앞에 큰절을 올리며 눈물로 사죄했다.

이어 공양을 위한 음악회로 재일동포 김수일씨가 한국의 전통악기 향피리를 연주했고, 금강산 가극단 출신 재일교포 무용가 송영숙씨는 아리랑을 애달픈 춤사위로 승화시켰다. 또한 일본인 소프라노 가수 쓰루자와 미에코씨는 한국어로 애국가를 불러 깊은 감동을 주었다.

▲재일동포 김수일 씨가 한국의 전통악기 향피리를 연주하고 있다.
▲금강산 가극단 출신 재일교포 무용가 송영숙 씨가 아리랑을 춤추고 있다.


2부 순서로는 일본 향토역사가 미토미 후카 씨의 역사 강의가 있었다. 미토미 씨는 단군신화를 신화가 아닌 실제 있었던 역사로 강의하면서 고조선 위만조선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설명했다.


미토미 씨는 강연을 통해 “고대의 조선은 당시 최대의 강국이었고 중국의 대부분을 영토로 차지하고 있었다”며 “당시 중국은 고조선의 지배를 받는 변방국이었고 일본 역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일본 향토역사가 미토미 후카 선생이 고조선 역사를 강의하고 있다.


한편 국평사(고쿠헤이지)는 도쿄도 하가시무라야마시 하기야마초에 위치한 900여 평의 아담한 사찰로 원래 은퇴한 스님들이 여생을 보내며 수행하던 곳이었다.


일본에 유학으로 왔던 한국의 유종묵(1893-1983) 스님이 인수해 조선인 유골을 모아 지하에 모셔놓고 이름을 국평사로 칭했다.


법당에는 남한에서 보내온 고려대장경(1972)과 북한에서 보내온 팔만대장경 해제 15권(사회과학출판사 1992 평양)이 모셔져 있다.


1965년 3층으로 된 불국사 다보탑 모양의 납골당을 지어 조선인 영령들의 안식처가 된 이곳은 도쿄에 있는 유일한 재일동포 사찰이다. 현재 윤벽암 주지가 맡고 있다.

▲국평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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