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뿌린 설경의 팔공산이 파도치는 운해에 휩쓸려가다

한상길

upload01@naver.com | 2019-01-18 12:05:50

▲운해 속에 떠있는 팔공산의 정상부와 동봉의 모습.(사진=한상길 기자)

[로컬세계 한상길 기자]겨울의 꽃인 눈 소식이 올해는 눈이 귀한지라 간밤에 음식에 간 맞추려 소금 한 꼬집 살짝 뿌린 듯 흩뿌려진 눈마저도 반갑기 그지없다. 그 덕에 그나마 계절의 맛을 잊지 않게 되었다는 위안을 갖는다.

 

눈이 풍성하지 못함이 못내 안타까운지 골짜기에 눈을 대신해 운해가 강물처럼 오르내리며 파도친다.

 

산 아래에서는 비마저도 오락가락하였지만 정상부에 도달하니 마술처럼 잠깐 동안 얼굴을 내민 햇빛에 신비로운 설경과 운해의 물결이 조화를 이룬 팔공산의 자태가 눈에 들어오며 넋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실수인양 냉큼 다시 그 모습을 짙은 운무 속에 숨기면서 눈앞을 가림에 못내 아쉬움을 토한다.

 

▲서봉에서 바라본 산릉의 모습.

 

팔공산은 높이 1,193m로 대구광역시 중심부에서 북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지점에 솟은 대구의 진산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대구광역시 동구에 속하지만 영천시·경산시·칠곡군·군위군 등 4개 시·군이 맞닿는 경계를 이룬다. 주봉인 비로봉(毘盧峰)을 중심으로 동서로 20㎞에 걸쳐 능선이 이어진다.

 

팔공산은 원래 공산이라고 불렀는데 신숭겸을 포함한 고려의 개국공신 8명을 기리기 위해 팔공산(八公山)이라고 불렀다.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이 통일 구상을 하면서 수행했던 곳이며, 고려를 세운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은 남해의 보리암, 여수 돌산의 향일암과 더불어 기도발이 높기로 유명한 갓바위 관봉석조여래좌상을 품고 있어 오늘 운해 속에 펼쳐진 풍경을 보니 뭔지 모를영험함과 신비로움이 느껴진다.

 

▲동봉에서 바라본 팔공산의 모습.

▲동봉 인근의 운해 바다 속 산릉의 모습.

▲운무속에 실루엣처럼 펼쳐진 산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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