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추천 총리 임명하겠다…여론 압박에 ‘백기’ 들어

[로컬세계 라안일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총리 내정자 철회를 시사했다. 국회에서 총리 후보자를 추천하면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론의 압박에 ‘백기’를 든 셈이다.

박 대통령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담을 갖고 “대통령으로서 저의 책임을 다하고 정상화시키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해서 만나러 왔다”면서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해주신다면 임명해 내각을 통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은 YTN 화면 캡쳐.

지난 2일 김 총리내정자를 발표한지 일주일만에 야권과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비박계에서도 총리 임명은 국회에 맡기고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특히 대통령 지지율이 5%대로 떨어지고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20여만명의 시민들이 ‘대통령 하야’ 등을 외치는 등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총리임명 강행이 부담스럽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총리 추천과 함께 어려운 경제여건 해소를 위해 국회차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수출부진,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경제가 어렵다”면서 “국회에서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회담은 10시 30분경 시작돼 13분만인 10시 43분경 종료됐다. 박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입장하자 기다리고 있던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 떼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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