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멈추고, 쉬다 다시 걷고….척추관협착증, 허리디스크로 착각하면 통증 더 키운다

마나미 기자

| 2026-05-20 12:05:36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걷다 쉬기를 반복하는 ‘간헐적 파행’은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신호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이를 단순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로 오인해 잘못된 스트레칭을 반복하면서 통증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척추관협착증 이미지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함께 대표적인 척추 질환으로, 야외활동이 많은 봄철에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척추관협착증 환자 추이에서 5월 평균 환자 수는 42만 명을 넘어 연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활동량 증가로 잠재돼 있던 척추 질환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사람이 허리 통증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로 착각해 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반복한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이 동작은 신경 압박을 심화시켜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김동진 전문의는 “허리디스크는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급성 통증이 발생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서서히 좁아지며 나타난다”며 “협착증 환자가 허리를 뒤로 젖히면 신경 압박이 심해져 병증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발생 원인부터 다르다. 허리디스크가 추간판 손상으로 신경이 눌려 발생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 자체가 좁아져 생긴다. 노화로 척추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고 주변 조직이 굳어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걷다 쉬기를 반복하는 ‘간헐적 파행’이 나타난다.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 다리까지 통증이 퍼지며, 오래 걷거나 서 있을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특징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로가 좁아져 통증이 심해지며, 보행 중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이게 된다.

이 때문에 흔히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며, 실제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2024년 기준 전체 환자의 83.3%가 60대 이상이었다. 문제는 통증을 피하려고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또 다른 퇴행을 부른다는 점이다. 허리 근육이 약해지고 척추의 정상 곡선이 무너지면서 자세 불균형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 허리 통증을 넘어 다리 저림, 근력 저하, 보행 장애가 동반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걷는 도중 다리가 저려 자꾸 멈춰 서서 쉬게 된다면 이미 협착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지만, 치료 방향이 달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우선 통증 양상, 보행 장애, 다리 저림, 감각 저하 등을 확인하는 병력 청취와 신체 검진을 시행한다. 이후 X-ray로 퇴행성 변화를 확인하고, CT, MRI로  척추관 협착 정도, 신경 압박 상태를 정밀 평가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통증 완화와 신경 압박 감소를 목표로 하며  많은 환자에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학적 이상이 뚜렷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척추내시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1cm 이하의 작은 절개만으로도  가능하다.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김동진 전문의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걷기 운동이 좋다. 걷기는 허리 근육을 강화해 척추 부담을 줄이고, 코어 운동과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 조직의 유연성을 높여 협착증 발생 위험을 낮춘다.

김동진 전문의는 “많은 환자가 척추관협착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친다”며 “통증이 만성화되기 전 정확한 진단과 단계별 치료를 통해 신경 감압과 근력 강화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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