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신오쿠보역에서 故 이수현 씨 추모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19-10-25 11:50:34
▲ 이낙연 국무총리가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역에 설치된 故 이수현 의인 추모비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사진=이승민 도쿄특파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지난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이낙연 총리가 도쿄의 신오쿠보역을 방문해 고 이수현 씨 추모비 앞에서 헌화하고 추모했다.
신오쿠보역 선로에 떨어진 위급한 일본인 남성을 발견한 유학생 이수현 씨는 뛰어내려 구조해 보려 했지만 뛰어내린 곳은 교량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어 비상시에는 건너 갈 수가 없는 곳이었다. 전차가 급정거를 걸었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 역 내에 설치된 이수현 씨와 세키네 씨 추모비. |
이 총리는 역 내의 벽에 설치된 추모비에 헌화 후 이 총리는 기자단에 대하여, “인간애는 국경도 넘는다는 것을 두 사람의 의인이 실천해 보였다”고 하면서 “한일 양국은 길게보면 1500년의 우호교류의 역사가 있었지만 불행한 역사는 불과 50년이 안된다” 며 “50년도 안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달하는 우호와 협력의 역사에 상쳐를 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가 고 이수현 씨의 추모비에 헌화하고 추모한 것에 대하여 일본 언론들은, “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중, 양국의 우호관계의 중요성을 음미해주었다”고 평가했다.
지역 주민 이케다 유미 씨는 “고 이수현 씨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몸소 실천한 의인이었다”며 “그의 숭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일 양국관계가 더욱더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 후 이 총리는 도쿄 내에 한인타운으로 알려져 있는 신오쿠보의 상점가 등을 둘러보면서 한일 갈등 이후 상인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청취하기도 했다.
한편 이수현 씨를 기리는 추모비문은 사고가 난지 80일 만인 2001년 4월 15일 설치하게 되었고 이수현 씨의 사고를 계기로 일본 철도업계가 안전에 대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국토교통성은 전국 약 1700개소의 역홈에 열차비상정지버튼 설치와 전락검지매트를 설치했다.
이수현 씨와 같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 철로에 떨어졌을 경우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플랫폼 안쪽 벽을 파내어 긴급 비상 퇴로 공간을 설치했다. 신오쿠보역에는 2013년 9월 29일 안전을 위해 승강장 홈문까지 설치했다.
또, 고 이수현 씨의 사고 이후 이수현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너를 못 잊어’(あなたを忘れない)가 제작되어, 추모 6주기를 맞는 2007년 1월 26일 아키히토 일왕이 참석한 가운데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는 일본 전국 200여 영화관에서 상영되어 한일 우호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한국정부는 2001년 1월 31일 고 이수현 씨를 의사자로 선정, 국민훈장을 수여했고 고려대학교는 학사 최초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일본정부는 목배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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