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람 다시 모이는 공간으로…태백시 하장성 일대, 정주·관광·교육 결합한 생활거점 재구성 본격화
박상진 기자
8335psj@naver.com | 2026-02-24 10:38:27
보행·위생·주거 인프라 개선…정주 기반부터 회복
교육·관광 연계로 생활인구 유입 구조 만든다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석탄산업 쇠퇴 이후 위축됐던 태백시 하장성 일대가 다시 사람과 활력을 불러들이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생활 기반 정비와 관광·교육 기능 결합이라는 복합 전략을 통해 단순 정비를 넘어 지속 가능한 생활거점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강원 태백시는 과거 석탄산업 배후 주거지로 형성됐던 태백시 하장성 일대를 관광·정주·교육 기능이 결합된 복합 생활거점으로 재구성하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위축된 생활권을 단순 정비 수준에서 벗어나 구조적 관점으로 재편해 다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폐광 이후 지역 공동화와 인구 감소는 태백이 직면한 핵심 과제다. 생활 인프라가 약화되면 정주 여건이 악화되고 생활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에 태백시는 정주 기반 회복과 관광·교육 기능 확충을 동시에 추진해 생활권 자체를 재설계하는 접근을 택했다. 지방정부 차원의 생활권 재구성 실험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현장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장성로 일원 보도정비 사업이 1차 구간을 마무리했고, 2차·3차 구간 공사가 이어진다. 협심교에서 양지마을, 장성터널로 이어지는 2350m 구간 보도를 정비·확장해 보행 안전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주민들은 “예전보다 걷기 편해졌고 주변 환경이 깨끗해졌다”며 생활환경 개선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위생·정주 기반도 강화된다. 총 267억원을 투입하는 장성2분구 하수관로 정비사업은 호암마을에서 구문소 하수종말처리장까지 약 15km 구간을 정비한다. 맨홀펌프장 설치와 배수설비 개선을 통해 정화조 폐쇄에 따른 주민 부담을 줄이고 악취·위생 문제를 개선하는 사업이다. 일부 예산 조정으로 일정이 조정됐지만 시는 추경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하수 문제로 불편했던 점이 해소되면 생활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장성광업소 일원 근로자 주택단지 조성이 추진된다. 총 470억원을 투입해 문화아파트·계산·문곡아파트 일대 약 11만㎡ 부지를 활용해 취약계층과 근로자 거주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이는 장성광업소 조기 폐광에 따른 산업 전환과 연계한 정주 여건 확보 전략이다. 산업지구 조성과 주거 기반이 함께 조성되면 일자리와 정주가 결합된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공공기관 종사자 주거 여건도 개선된다. 2025년 하반기 태백교육지원청 교직원 관사(장성지구 통합관사)와 올해 8월 준공 예정인 태백경찰서 직원관사 신축이 진행된다. 공공기관 상주 인구가 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공공위생 인프라도 확충된다. 민간 목욕탕 폐업 이후 원거리 시설을 이용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하장성 공공목욕탕 건립이 추진된다. 총 25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330㎡ 규모로 기본 위생 서비스를 지역 내에서 제공하는 생활 밀착형 사업이다. 주민들은 “목욕탕이 다시 생기면 고령층 이용이 편해질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관광 기능 강화도 병행된다. 비와야폭포 일대를 야간경관 공간으로 조성하는 ‘빛, 무리 하장성 관광경관 개선사업’은 산업 유산과 자연을 결합한 관광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이다. 폐광지역 관광도로 활성화 사업은 기존 도로에 경관·콘텐츠 요소를 더해 선형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현장을 방문해 보니 포토존과 경관조명이 설치된 구간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는 관광 흐름을 생활권 소비로 연결해 지역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교육 기반 확충은 미래 인구 유입을 겨냥한다. 강릉영동대학교 태백캠퍼스 유치를 위한 단계적 준비가 진행 중이다. 요양보호사 교육원과 지역 협력 거점인 RISE센터가 문을 열며 교육·돌봄 인력 양성 기반을 갖췄다. 2026년부터는 청소년수련관에서 협동수업이 운영돼 교육 기능을 생활권에 선제적으로 안착시킨다. 대학 캠퍼스가 설립되면 스포츠·헬스케어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학과 운영이 논의되고 있어 청년층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주민들은 “대학이 들어오면 동네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실제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도시재생 전문가 A씨는 “생활·관광·교육 기능을 결합한 접근은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사업 간 연계와 운영 계획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방재정 전문가 B씨는 “대규모 사업은 장기 운영비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며 민간 투자와 협력 모델 필요성을 강조했다.
쟁점도 존재한다. 인구 감소 추세를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관광과 교육 기능이 생활인구 증가로 이어지려면 체류·정착을 유도하는 후속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기반시설 정비가 완료되더라도 지역경제가 자생력을 갖추려면 민간 경제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하장성은 태백의 성장사를 함께한 공간”이라며 “생활·관광·교육 기능을 균형 있게 갖춘 지속 가능한 생활거점으로 재정비해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활력이 흐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정주 기반 회복과 관광·교육 연계를 통해 생활인구 기반을 확대하고,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폐광도시의 재생은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생활 인프라 정비와 교육·관광 기능 결합이라는 방향성은 현실적 대안으로 보인다. 보행·위생 환경 개선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교육 기반은 생활인구 유입의 통로가 될 수 있다. 관건은 사업이 일회성 투자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로 이어지느냐다.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사람과 활력이 돌아오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8335p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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