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도시는 커지고 물 수요는 늘고…고양시, 2040 수도망 다시 짠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8-27 09:55:39

배수지 5곳 확충해 늘어나는 용수 수요 대응…하루 47만1천㎥ 공급능력 확보
주교배수지 7,200㎥로 증설·풍산배수지 1만㎥ 신설…생활권별 급수 기반 강화
단일 송수관로 복선화·노후관 개량…사고 때도 우회 공급 가능한 구조 마련
창릉·풍동2·성사혁신지구 등 개발사업 반영…2040년까지 상수도 기반 단계적 정비
주교배수지 조감도. 고양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도시가 커질수록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기반시설은 의외로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바로 물이다. 고양시는 인구와 도시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물이 부족해지는 도시’가 되지 않도록 2040년을 내다본 수도 공급 체계를 새로 짜고 있다.

수돗물은 평소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수도꼭지만 틀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대규모 단수나 관로 사고를 겪으면 도시의 일상이 얼마나 수도망에 의존하고 있는지 곧바로 드러난다.

고양시는 지금 그 ‘만약’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창릉공공주택지구와 풍동2지구, 성사혁신지구 등 도시개발로 생활권이 확대되는 만큼 물을 더 많이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가 발생해도 다른 경로로 물을 돌려보낼 수 있는 공급망까지 갖추겠다는 것이다.

핵심은 저장시설을 늘리고, 물이 이동하는 길을 여러 갈래로 만드는 것이다. 2040년 하루 최대 46만4277㎥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는 최대 47만1000㎥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계획대로라면 하루 약 6723㎥의 공급 여유도 확보된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수도시설 확충에 그치지 않는다. 도시 규모가 커져도 시민의 일상에서 ‘수돗물 걱정’을 느끼지 않도록 상수도 시스템 자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장기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발 따라 늘어나는 물 수요…2040년 수도 공급 청사진 확정

고양시는 지난 7월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고양시 수도정비계획 변경안’을 승인받았다. 8월 고시를 앞둔 이번 계획은 앞으로 약 20년간 고양시 상수도 시설을 어떻게 확충하고 관리할지를 담은 장기 로드맵이다.

기존 수도망만 유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도시개발로 새롭게 형성되는 생활권의 물 수요를 계획 단계부터 반영했다.

창릉공공주택지구를 비롯해 풍동2지구, 성사혁신지구 등의 개발에 따라 급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배수지 증설 2곳과 신설 3곳을 추진한다.

여기에 준공된 수도시설에 대한 정밀안전점검과 상수도관망 기술진단도 병행한다. 시설을 새로 만드는 것 못지않게 기존 수도망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해 사고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접근이다.

주교배수지 키우고 풍산배수지 새로 짓는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배수지는 정수장에서 처리한 물을 저장해 각 가정과 사업장으로 보내기 전 물량을 조절하는 일종의 ‘물 저장고’다.

고양시는 현재 18곳의 배수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개발에 따른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부터 시설을 보강한다.

원당 재정비촉진지구 개발로 주교동 일대 인구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주교배수지를 기존 2800㎥에서 총 7200㎥ 규모로 확대한다. 4400㎥를 추가하는 사업으로, 올해 6월 공사에 들어갔으며 2028년 말 준공이 목표다.

풍동·식사동 일대에는 새로운 배수지가 들어선다. 현재 이 지역의 급수를 맡고 있는 고봉배수지의 부담을 덜기 위해 1만㎥ 규모의 풍산배수지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기본·실시설계는 올해 7월 시작됐으며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결국 배수지 확충의 목적은 단순히 ‘물을 더 많이 저장하는 것’에 있다기보다 시간대별 수요 변화와 개발에 따른 급격한 물 사용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는 데 있다.

풍산배수지 위치도(안)

한 줄 관로에 의존하지 않는다…사고 나도 물길 이어지게

고양시가 수도망에서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물이 이동하는 ‘송수관로’다.

현재 고양정수장에서 생산된 수돗물은 대자조절지를 거쳐 13개 배수지로 이동한다. 문제는 일부 구간이 단일 관로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관로가 파손되면 해당 구간의 물 공급을 다른 경로로 돌리기 어려워 단수 범위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양정수장 계통 송수관로 안정화 사업을 추진한다.

성사동·행신동·토당동·화정동 일대 3.08㎞ 구간에는 송수관로를 추가로 설치해 복선화하고, 30년 이상 지난 노후 송수관로 6.11㎞도 개량한다.

한쪽 관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관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단수 지역과 복구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주교배수지 증설과 송수관로 안정화 사업에는 모두 489억 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은 시민 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시 서비스”라며 “도시개발과 인구 변화에 맞춰 수도시설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고 비상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급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도시의 경쟁력은 화려한 개발사업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매일 아무 문제 없이 물이 나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 역시 도시 경쟁력의 중요한 조건이다.

고양시의 수도망 정비가 계획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때 시민이 체감하는 ‘물 복지’도 완성될 것이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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