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6년을 키운 인삼, DMZ에서 관광을 만나다…파주, 농업·평화관광 잇는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9-30 09:42:28

10월 17~18일 임진각서 제21회 파주개성인삼축제…6년근 인삼 전면에
장단삼백 요리대회·인삼비빔밥·건강마라톤 등 체험형 콘텐츠 확대
직거래 판매·현장 경매로 농가와 소비자 연결…지역경제 활력 기대
허준 약방 한방촌·달빛극장 등 평화관광과 결합한 체류형 축제로
2025년 파주개성인삼축제_인삼직매장 사진. 파주시 제공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임진각의 가을 풍경에 6년 동안 땅속에서 자란 인삼이 더해진다. 접경지역이라는 공간적 특성에 농업과 먹거리, 체험,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파주개성인삼축제가 올해도 임진각을 찾는다.

파주시는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임진각광장과 평화누리 일원에서 ‘제21회 파주개성인삼축제’를 개최한다. 파주의 대표 농산물인 6년근 파주개성인삼과 장단삼백을 앞세워 농산물 판매 중심의 행사를 넘어 체험과 관광을 함께 즐기는 축제로 구성했다.

특히 올해는 ‘함께 달리고, 함께 즐기고, 다시 뛰는 파주개성인삼축제’를 주제로 내걸었다. 분단과 접경의 상징으로 인식돼 온 임진각을 농업과 문화, 관광이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지역 방문과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6년근으로 차별화…생산부터 판매까지 관리

축제의 출발점은 결국 인삼이다.

파주개성인삼은 장단면과 감악산 일대에서 생산되며, 축제에서는 6년근만 선별해 판매한다. 파주시는 재배와 수확뿐 아니라 선별과 봉인 과정까지 관리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랜 기간 땅속에서 자란 인삼을 지역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는 만큼 축제 역시 단순한 전시·판매장이 아니라 생산 과정과 품질을 직접 확인하고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파주의 대표 농산물인 쌀·콩·인삼을 묶은 ‘장단삼백’도 축제의 중요한 축이다. 인삼 하나만을 앞세우기보다 지역 농업의 다양한 생산품을 함께 보여주면서 파주 농산물의 인지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사서 가는 축제’에서 ‘먹고 즐기는 축제’로

올해 축제에서는 농산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대폭 확대된다.

‘장단삼백요리 전국 경연대회’에는 전국 25개 팀이 참가해 파주쌀과 장단콩, 개성인삼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인다. 특산물을 단순히 구경하거나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식으로 접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인삼비빔밥 만들기’와 ‘인삼건강마라톤’도 운영된다. 인삼전시관과 인삼 활용 메뉴를 소개하는 요리 전시관에서는 파주개성인삼의 다양한 활용법을 보여준다.

판매 공간 역시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6년근 인삼과 가공품을 비롯해 파주 농특산물과 향토음식을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고, 우수 인삼을 선정하는 ‘인삼 명인을 찾아라’에서는 현장 경매까지 진행된다.

시는 축제 기간 약 10톤의 인삼과 농특산물을 직거래하고, 일부 품목은 시중 가격보다 15~20% 낮은 수준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구매 기회를 제공하고 농가에는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요리경연대회 대상 장단콩두부면 키토 김밥.

임진각의 낮과 밤을 활용한다…관광 콘텐츠도 확장

올해 축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임진각이라는 장소 자체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낮에는 인삼과 농특산물을 중심으로 장터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해가 진 뒤에는 ‘달빛극장’이 관람객을 맞는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상영해 축제장의 활용 시간을 저녁까지 늘린다.

새롭게 선보이는 ‘허준 약방 한방촌’도 인삼의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콘텐츠다. 초가집 형태의 공간을 전통 약방과 인삼차 체험 공간으로 꾸미고, 약초를 다듬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다.

인삼을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전통적인 건강문화와 연결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행사장 이동 편의도 보강한다. 유모차를 이용하는 가족이나 고령 방문객을 위해 주요 지점을 오가는 ‘투어링카’를 운영한다. 축제장 규모가 큰 만큼 이동 부담을 줄여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농업과 평화관광의 결합…파주 대표 축제로 키운다

파주개성인삼축제가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농업과 관광의 결합이다.

인삼을 구매하기 위해 임진각을 찾은 방문객이 평화누리의 풍경과 주변 관광자원을 함께 경험하고, 반대로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이 지역 농산물을 접하면서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성은 파주 관광의 강점이면서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활용 과제이기도 하다. 파주시는 인삼축제를 매개로 농업과 평화관광을 묶어 임진각 일대를 단순한 경유지가 아닌 머무르는 관광공간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송호철 파주시 도시농업과장은 “파주개성인삼축제는 농민들이 6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키워낸 결실을 시민과 나누는 자리”라며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면서 파주 농산물의 가치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축제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인삼을 판매했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고, 축제 방문이 관광과 지역 소비로 이어지며, 임진각이라는 공간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지가 더 중요한 지점이다.

파주시는 앞으로도 장단삼백과 파주개성인삼을 중심으로 농업 콘텐츠를 확대하고, 임진각의 안보·평화 관광자원과 결합해 지역 대표 축제를 농업과 관광이 함께 성장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6년을 기다려 수확한 인삼을 하루 이틀의 판매행사로 끝내지 않는 것이 파주개성인삼축제의 과제다.농산물 판매와 DMZ 관광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하느냐가 축제를 넘어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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