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3시에 퇴근하는 회사”… 인씨스가 선택한 ‘행복이 흐르는 근무제’
고기훈 기자
jamesmedia@daum.net | 2025-12-07 09:21:57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한다
주 4.5일제 도입 뒤 일·생활 균형·업무 효율 모두 상승
경기도 시범사업 참여 기업 107개… 긍정 효과 확산
[로컬세계 = 고기훈 기자] “근무시간이 줄어들면 회사가 흔들릴까 두려웠다. 하지만 달라진 건 분위기와 행복, 그리고 더 몰입하는 업무 태도였다.”
경기도의 ‘주 4.5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보안 검색 장비 전문기업 ㈜인씨스(대표 남현식)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변화의 중심에 섰다.
인씨스는 월~목 오후 5시,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주 35시간제’를 운영하며 가장 빠르게 체감되는 변화를 만들었다.
11년 차 직원 황희훈 수석(보안솔루션사업본부)은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니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나올 때 함께 집에 갈 수 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제도 초기에는 ‘정말 가도 되나’ 하는 눈치도 있었지만, 지금은 금요일 오후 2시 40~50분이면 자연스럽게 퇴근 준비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인씨스는 설립 초기부터 ‘사람 중심’ 경영을 핵심 철학으로 삼아왔다. 회사명의 ‘인’ 역시 사람을 의미한다.
남현식 대표는 “장비는 한계가 있고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며 “젊은 직원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 지원도 적극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사옥 건립 당시에도 직원 의견을 반영해 근무공간 배치와 주차 환경 등 실질적인 근무 여건을 개선했다.
주 4.5일제 도입은 자연스러운 연장선이었다. 내부에서 먼저 “인씨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경기도 시범사업에 참여했고, 회의 끝에 협력업체와의 소통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근무시간을 재구성했다. 남 대표는 “금요일 반일제를 고민했지만 거래처와의 연락 공백을 고려해 우리 회사에 맞는 형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 단축 이후 업무 효율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황 수석은 “정해진 시간 안에 업무를 마쳐야 한다는 집중력이 생겼다”며 “업무 집중 시간을 따로 두면서 효율이 크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남 대표도 “직원들의 몰입도와 속도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회사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금요일 회식은 자연스럽게 줄었고, 직원들은 늘어난 여가 시간을 자기 개발·운동·동호회 활동 등에 투자하고 있다. 남 대표는 “특히 결혼한 직원들의 배우자 반응이 좋다. 가정의 만족도가 높아지니 회사 분위기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올해부터 시행 중인 ‘주 4.5일제 시범사업’은 노동자의 일·생활 균형을 높이고, 중소기업의 경쟁력과 인력난 해소를 돕기 위한 근로시간 단축 지원 프로그램이다. 300인 미만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할 수 있으며, 노사 합의를 통해 ▲주 4.5일제 ▲주 35·36시간제 ▲격주 주4일제 등 선택형 근무제로 전환할 수 있다.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 원의 임금 보전, 기업당 최대 2천만 원의 생산성 향상 컨설팅도 지원된다.
현재 10월 31일 기준 총 107개 기업(민간 106개·공공 1개), 3,050명의 노동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인씨스는 그 변화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남현식 대표는 “처음엔 두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확신이 생겼다”며 “직원이 행복해지는 것이 결국 회사의 성장을 이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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