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에서 보낸 6개월, 호치민 의대 강의실을 바꾸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6-10-15 09:15:50
■코이카, 14일 ‘호치민의약학대학교 교육연구 역량강화 사업’ 종료보고회 개최
■대학 교육역량 강화 넘어 국가 의사면허시험 도입까지.. 베트남 의학교육 제도 발전 기여
14일(현지 시각) 베트남 호치민의약학대학교에서 열린 ‘호치민의약학대학교 교육연구 역량강화 사업’ 종료보고회에서 양석웅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왼쪽에서 네 번째), 쩐 지엡 뚜언 호치민의약학대학교 총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안신기 연세의료원 국제의학교육개발사업단장(왼쪽에서 첫 번째)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컬세계 = 지차수 기자] “한국 교수님들과 함께 수술팀에 들어가 직접 수술에 참여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6개월 간의 한국 연수를 통해 연구계획서를 스스로 작성할 수 있게 됐고, 국제 학술지에 논문 3편을 게재하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2023년 연세대학교에서 6개월 간 연수 생활을 한 베트남 호치민의약학대학교 치의학부 구강악안면외과 의사 응우옌 푸억 러이(Dr. Nguyen Phuoc Loi, 35세) 씨 이야기다. 그는 한국 의료진과 함께 임상 경험을 쌓고 연구 역량을 키우며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이 같은 변화는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동남아시아에서 의료 수요와 인프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의료 신흥국 베트남에서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한 ‘호치민의약학대학교 교육연구 역량강화 사업(2021~2026)’의 여러 성과 중 하나다.
14일(현지 시각) 베트남 호치민의약학대학교에서 열린 코이카의 ‘호치민의약학대학교 교육연구 역량강화 사업’ 종료보고회에서 양석웅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코이카는 연세의료원과 함께 지난 5년여 기간에 걸쳐 호치민의약학대학교의 교육과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우수한 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써 왔다. 호치민의약학대학은 하노이의대와 함께 베트남 2대 명문 의대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교육 시설과 장비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식부터 전공의 수련과 연구자 양성 체계를 폭넓게 개선하는 것까지 종합적인 국가 의료역량 강화의 의미가 있다.
대표적인 사업 성과로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교육 콘텐츠 마련으로 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개선하고, 전공의 수련과 40명의 교수, 신진 연구자 양성을 지원한 것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연구 성과도 두드러졌다. SCIE급 국제학술지에 논문 35편 이상이 게재됐으며, 호치민의약학대학교는 2025년 상반기 베트남 전국 의약학대학 연구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약, 바이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공동연구 과제 50건 이상을 발굴해 사업화 가능성도 넓혔다.
14일(현지 시각) 베트남 호치민의약학대학교에서 열린 코이카의 ‘호치민의약학대학교 교육연구 역량강화 사업’ 종료보고회에서 (왼쪽부터) 쩐 지엡 뚜언 호치민의약학대학교 총장, 양석웅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 안신기 연세의료원 국제의학교육개발사업단장이 사업 이양 문서 서명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이렇게 강화된 대학의 교육, 평가 역량이 베트남 국가 의사면허시험 도입 준비로까지 이어진 점은 특기할만 하다. 코이카는 연세의료원과 함께 한국의 의사 국가시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출제 체계와 평가 기준 수립, 시험 문항 약 1,500개에 대한 개발, 검증까지 지원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이 2027년 시행을 준비 중인 국가 의사면허시험의 기반이 마련됐다. 한국의 K-의료 씨앗이 베트남 한 의약학대학의 교육역량 강화를 넘어 베트남 국가 차원의 의사 역량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데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코이카는 14일(현지 시각) 호치민의약학대학교에서 사업 종료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사업을 통해 구축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교육용 미디어 스튜디오, 연구 기자재 등을 대학에 공식 이양하고, 사업 종료 후 성과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는 양석웅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 쩐 지엡 뚜언(Tran Diep Tuan) 호치민의약학대학교 총장, 안신기 연세의료원 국제의학교육개발사업단장 등 양국 주요 인사와 베트남 보건부, 의료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석웅 코이카 베트남사무소장은 “이번 사업은 대학의 교육, 연구 역량 강화를 넘어 베트남 국가 의사면허시험 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등 국가 차원의 의학교육 제도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사업을 통해 축적된 성과가 베트남 전역으로 확산돼 우수 의료 인재 양성과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쩐 지엡 뚜언 총장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의학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교수와 연구자들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번 사업의 성과를 적극 활용해 우수 의료 인재를 양성하고 베트남 의학교육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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