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양시 탄소중립, ‘계획’ 넘어 ‘검증’으로…105개 사업 전면 점검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 2026-04-09 08:43:49
건물·수송 중심 감축 전략 강화…도시 구조 반영한 실행 로드맵
자원순환·환경교육 확대…시민 참여 기반 생활형 탄소중립 확산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목표는 이미 제시됐다.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줄였는지, 그리고 그 결과를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지다. 고양시가 탄소중립 정책을 ‘실행과 검증’의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고양특례시가 탄소중립 정책의 방향을 분명히 바꾸고 있다. 계획 수립에 머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감축 성과를 따져 묻는 ‘이행 점검’에 본격 착수했다. 정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시는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2025~2034)’에 대한 첫 이행점검에 들어갔다. 2034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39% 감축이라는 목표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단순한 추진 실적이 아니라, 실제 감축량과 정책 효과를 수치로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점검 대상은 5개 부문, 19개 전략, 105개 사업 전반이다. 각 사업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 투입된 재원이 그만한 효과를 냈는지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결과는 전문가 검토와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며, 이후 정부 보고와 시민 공개, 국제 공시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점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성과 중심 행정’으로의 전환 시도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지자체 탄소중립 정책이 사업 나열에 그치고 실제 감축 효과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도시 구조를 반영한 전략도 눈에 띈다. 산업 비중이 낮고 주거·상업 기능이 중심인 특성을 고려해 건물과 수송을 핵심 감축 축으로 설정했다. 건물 부문에서는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하고, 수송 부문에서는 철도 중심 교통체계와 친환경차 보급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폐기물, 농축산, 흡수원 분야까지 더해 감축 기반을 다층적으로 구축하는 구상이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도 병행됐다. 사업 담당자 교육과 해외 사례 학습, 연구기관 협업 등을 통해 정책 이해도와 적용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점검 결과는 향후 사업 구조 조정과 예산 운용의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단순 평가를 넘어 정책 재설계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행정 내부와 시민 참여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전략도 이어지고 있다. 자원순환가게와 재활용품 무인회수기는 시민이 분리배출에 참여하면 포인트로 보상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실제 참여 규모와 회수 성과가 꾸준히 쌓이면서 생활 속 감축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행정 조직 역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전 부서가 참여하는 ‘에코OFFice 지구ON’ 캠페인을 통해 에너지 절약과 종이 없는 행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감축 성과를 평가해 조직 내부의 인식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지원센터와 환경교육 프로그램은 정책과 시민을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맡는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교육과 기후환경학교 운영을 통해 인식 변화와 실천 기반을 함께 확장하고 있다.
고양시는 이번 점검을 일회성 평가에 그치지 않고, 상시적인 관리·개선 체계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정책의 방향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계획을 세웠다’는 말로 평가받는 단계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줄였고, 그 변화가 시민의 삶에 어떻게 체감되느냐다. 고양시의 이행점검은 그 출발선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성과는 확대하고, 효과가 없는 정책은 과감히 덜어내는 선택이다. 숫자로 증명하지 못한 탄소중립은 결국 신뢰를 얻기 어렵다.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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