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 톡 문자에 대한 소고

최종욱 기자 vip8857@naver.com | 승인 2021-05-20 17: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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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대부분 카카오톡 안부 인사를 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문자, 동영상, 카드 등 기념일이나 명절,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


안부전화나 긴 글 대신으로 간편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고 좋은 글과 그림이 좋아서 받은 것을 지인에게 무작정 보낸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은 매일 아침마다 사명감으로 보내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등 소중하지만 흔한 안부 인사가 정성껏 적혀 있기도 하고 부동산가격, 코로나와 마스크문제, 바이든, 문재인대통령, 검찰, 정치와 건강을 주제로 한 것과 음식과 먹는 약 소개를 하는가 하면 가슴시리도록 구구절절 옳은 말들이 수북하게 쌓여서 홍수를 이룰 정도다.


내 실력으로는 만들 수 없는 글과 그림이 어쩌면 이렇게 예쁠까! 아름다울까! 감탄을 하면서도 만들고 보낸 사람에게 고맙다는 안부나 정성을 느끼기 전에 휴대폰을 스치듯 열었다 닫으면“읽음”처리가 되면서 아름다운사진과 그림은 그것으로 수명을 다한다. 카드 속에 심오한 성현의 말씀과 철학이 숨어있어도 그 것을 다시 찾아서 감상하거나 읽고 심오함을 맛보려는 수고는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언제부터인가 지인이 보내준 장문의 카카오 톡 문자 또는 카드와 동영상을 읽거나 잘 보지 않는다. 모아 두었다가 며칠 치를 한 번에 읽음 처리하거나 보낸 사람에 대한 예의상 마지못해 읽음 처리만 하고 내용은 거들떠보지 않거나 날마다 보낸 사람의 카카오 톡은 물론 전화번호까지 차단시켜 버린 경우도 있다. 보낸 이가 목사, 스님, 대학교수, 유명인이라도 그렇다.


문자와 카드 등의 내용은 자신이 경험한 것을 빼곡히 적은 것이 아니라 성현의 것을 그대로 원용했거나 흔한 말들을 곱게 포장해서 이미 여러 번 듣고 보았거나 긴 글을 읽지 않았더라도 고만고만한 것들이 대부분인지라 누가 봐도 식상한 것도 있다.


내게 온 문자나 카드, 동영상은 친구나 가까운 듯 먼 사람에게는 부담 없이 보내지만 친척이나 내 가족에게는 대부분 걸러 보내거나 보내지 않는다. 그렇게 좋은 내용이면 오히려 가장먼저 보냈어야 하는데 왜일까?

유추해보면 그 내용을 따르고 철이 들라는 것인지 아니면 ‘나는 다 잘하고 잘 알고 있으니 모르는 너에게 필요한 것이라서 나는 됐고 너는 봐라’는 식으로 전송된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 볼일이다. 어찌 보면 참으로 괘씸하다.


좋은 글과 멋진 그림이 몇 분 후면 스팸 통에서조차 찾을 수 없는 ‘카톡’이 된지 오래임은 누구나 마찬 가지다. 신경을 그렇게 많이 안 쓰기는 하지만 아침에 휴대폰을 열면 어제, 며칠 전 그 사람이 특별한 이유 없이 다시 또 보낸 문자에 빨간색 숫자가 쓰여 있는 것을 볼 때에 그 기분은 별로 상쾌하지 않다.


아무리 좋고 신비한 동영상, 멋지고 천연의 풍경이 있는 사진이나 그림과 명언이나 명대사가 있는 내용이라도 내 기분대로 무작정 공유하지 말고 한두 번 전달을 하였으나 상대가 대답을 하지 않거나 반응이 밋밋하거든 다시는 보내지 말자.


서점에서 책 한 권만 사서 읽어보면 카톡에서 받은 좋은 글이나 훈계보다 좋은 글들이 수두룩 빼곡하다. 책을 읽는 동안은 내가 주인공이 되기라도 하지만 카톡 속 글은 바로 지우거나 누가 보냈는지 기억은 물론이고 흔적조차 곧 남지 않는다.


카톡 글과 카드, 동영상은 예전의 “안녕하세요” “식사하셨어요“ 를 대신한 단순한 인사로 생각할 수 있다. 해학이 있는 그림과 동영상이 더러는 간혹 있으니 말이다. 다만, 같은 말을 여러 번 듣고 자주 듣다보면 좋은 말도 욕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으니 죽고 못 산 사이가 아니면 살아 있음을 전할 정도로 가끔씩만 보내자.


상대를 배려해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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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맨님 2021-05-21 13:39:18
옳은 말씀입니다.
어쩌면 저를 본듯한 말씀인지 고개숙여 집니다.
이양수님 2021-05-20 21:06:41
최종욱기자님 올린 기사 내용이 정확하게 온몸에 팍팍 들어와요 아주좋은 기사입니다 앞으로도 사회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알지못하고 듣지않은 분야도 취재해서 올려주면 고맙겠읍니다 최종욱기자님 화이팅~~^^
김희종님 2021-05-20 19:01:21
세상 좋아져 모바일 통한 접속에 공간에서 세계를 한눈에 볼수 있는 존 세상이라
그에 따라 존 얘기 담아 귀전에 전해주셔
감사합니다 종욱 또봐 감사해 끝까지 읽다보니 맘을 들여다 보는것 같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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