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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수현 씨의 비문 앞에 선 리틀엔젤스.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지난 26일 리틀엔젤스 예술단이 일본을 순회공연 중 도쿄 신오쿠보역을 찾아 고 이수현 씨의 비문 앞에 헌화하고 조문했다.
이날 추모회는 리틀엔젤스 조문단의 헌화와 묵도, 역장의 당시의 사건 상황설명, 내빈인사, 기념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아리사카 캔지 신오쿠보역장은 “이수현 씨가 뛰어내려 구조해 보려 했지만 뛰어내린 곳은 교량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어 비상시에는 건너 갈 수가 없는 곳이었다. 전차가 급정거를 걸었지만 결국 3사람은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고이즈미 준지 도쿄도의원은 “일본에는 월명일이라는 말이 있다. 추모시에 기일 날짜를 중요시한다는 뜻”이라며 “일이 26일이었는데 오늘 26일 평화의 천사 리틀엔젤스가 조문해주어 참으로 의미가 깊다. 잠든 고 이수현 씨가 기쁘게 반겨 맞아주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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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수현 씨의 비문 앞에서 조문하는 리틀엔젤스 |
정임순 리틀엔젤스 단장은 “고 이수현 씨는 삭막한 이 시대에 살신성인의 정신을 몸소 실천한 의인이었다”며 “그의 숭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일 양국관계가 더욱더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리틀엔젤스 추모단은 헌화와 묵도를 하고 전철승강장 등 사고현장을 돌아보면서 지난 14년 전 그의 죽음의 교훈을 상기해보는 엄숙한 시간도 가졌다.
추모회를 마친 후 아리사카 신오쿠보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다음은 아리사카 신오쿠보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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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사카 신오쿠보역장 |
고 이수현 씨를 기리는 추모비문은 언제 제작 되었는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사고가 난지 80일 만인 2001년 4월 15일 설치하게 되었다. 이 비문에는 일본어와 한글로 사고의 경위 등이 기재되어 있다. 그 후 구출을 시도하다 숨진 2사람의 유족에는 당시의 모리 요시로 총리로부터 서장과 경찰청으로부터는 경찰협력장이 수여됐다.
고 이수현 씨의 사고를 계기로 일본 철도업계가 변화를 가져왔다는데?
이 사고 후로 일본철도에 안전에 대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국토교통성은 전국 약 1700역홈에 열차비상정지버튼 설치와 전락검지매트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또 고 이수현 씨와 같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 철로에 떨어졌을 경우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플랫폼 안쪽 벽을 파내어 긴급 비상 퇴로벽을 설치했다.
신오쿠보역에는 2013년 9월 29일부터 보다 안전을 위해 승강장 홈문을 설치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전이란 이것으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고 이수현 씨의 숭고한 정신을 거울삼아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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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틀엔젤스 |
한편, 고 이수현 씨의 사고 이후 추모영화 ‘너를 잊을 수 없을 거야’가 제작, 그의 추모 6주기를 맞아 2007년 1월 26일 아키히토 일왕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는 일본 전국 200여 영화관에서 상영되어 한일 우호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한국정부는 2001년 1월 31일 고 이수현 씨를 의사자로 선정, 국민훈장을 수여했고 고려대학교는 학사 최초로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일본정부는 목배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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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오오쿠보역 구내 전철승강장으로 올라가는 양계단 중앙 벽에 고 이수현씨와 세키네 시로씨를 기리는 비문이 검은 동판에 노란글씨로 새겨져 있다. |